아침이 밝았다. 커튼 뒤 창문 밖으로 매몰차게 내리는 빗소리는 단잠을 깨우는 자명종과 같았고
우리 조식을 먹기 전 금호 리조트의 산책길을 돌기 위해 우비입고 우산 챙겨 밖으로 나갔다.
산책로에서 바라본 거센 파도는 해안의 높고높은 절벽을 넘기라도 하려는 듯 매섭게 밀려와 부딪혔다.
멋진 절경의 모습을 한참동안 비를 맞으며 서 있었다.
금호리조트_산책로
비록 비는 내리고 있으나 공기 좋은 이곳에서 산책도 하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기회가 과연 내 인생에 얼마나 자주 있을까 싶은 의구심도 들지만 비와 함께한 여행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상당히 긴 코스의 금호리조트 산책길은 해안 절벽 위로 걸어서 돌고 오는 코스인데 끝까지 안 가봐서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숲길 사이로 걸으며 보이는 제주의 비경을 눈으로 볼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조식을 야채위주로 충분히 먹고 이제 다시 비와 동행하며 여행을 즐기기로 하고 출발.
금호리조트
바람도 강하고 비도 많이 내리니 걱정이 앞선다. 제주까지 왔으니 일단 후퇴는 없다. 전진 앞으로~~
일정은 남원에서 출발하여 해안을 따라 성산을 들려 김녕까지 가는 걸로 코스를 정했다.
비자림을 제일 먼저 가려 했으나 비... 비... 비 때문에.
막내해녀집_한치회_해삼회_해물라면
성산으로 가는 도중 해안도로에 위치한 막내해녀집. 몇몇 안 되는 손님도 있고 해서 주차를 하고 들어갔다.
아담한 포차가 생각나게 하는 막내해녀집에서 한치회, 해삼, 해물라면을 주문했다.
오징어 회와 비교할 수 없는 맛의 한치 회는 정말 식감이 쫄깃쫄깃한 게 맛있었다. 초고추장보다 기름장에 찍어 먹는 한치 회의 맛은 과연 일품이라 할 수 있었다. 제주 해삼은 식감이 서해나 남해하고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섭지코지로 가던중 주차를 하고 들린 혼인지 마을 용천수 공원이다. 현무암으로 만든 조각물들이 방파제에
즐비하게 서 있었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섭지코지
섭지코지에 도착해 도보로 등대까지 걸어갔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아름답다. 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난다.
많은 사람들이 섭지코지를 관광하기위해 방문했다.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가며 눈에 담았다.
섭지코지절경
자연이 준 아름다운 섬 제주. 그 안에 내가 있고 사랑하는 사람도 옆에 있다.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더 얻으려 하는가?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것을.. 상당히 먼 거리를 걷고 또 걸으며 끝까지 돌아보고 왔다. 다리에 힘도 빠지고 알이 베기는 느낌이 온다. 무척 많이 걸었다. 성산 일출봉으로 출발~
성산일출봉
성산 일출봉에 도착하여 바라보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섭지코지에서 너무 많이 걸어 정상까지 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포기하고 해녀 집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사진 몇 장과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멀리 갯바위에 앉아있는 가마우지를 바라보았다. 한동안 멍하니 바다만 바라보다 올라와 우도를 들어가기 위해 성산항을 찾았지만 태풍으로 인해 2시에 배 운항이 중단됐다는 말을 듣고 김녕으로 향했다.
촌촌해녀촌_회국수
김녕으로 가는 맛있는 맛집이 있다하여 들린 구좌읍에 위치한 촌촌 해녀촌 회국수 전문점이다.
늦은 점심도 해결할겸 찾은 회국수 집. 나는 한치회 국수, 그리고 옆지기는 회국수를 시켜 먹었다. 내 입맛에는 양념 간이 좀 강하긴 했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줄 서서 먹는 나름 맛집이라고 한다.
수족관이 있는게 싱싱한 수산물을 사용하는 집으로 방송에도 많이 소개된 것 같다.
김녕해수욕장_광어양식장
제주 바다는 언제봐도 참 맑고 깨끗하다. 에메랄드 빛 색깔을 비추는 제주바다. 그 안에
보석이 숨어있다. 김녕 해수욕장을 지나 성산 쪽으로 가다 보면 광어양식장이 나온다. 정말 가보고 싶었던 곳. 들어가지 못하게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었다. 이곳이 양식장에서 기르다 자라지 않는 것, 병든 것들을 버리는 곳이라 광어 사체도 많고 살아있는 것들도 많아 낚시꾼들에게 손맛터로 유명한 곳이다. 먹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들어가지 못하니 눈으로 구경만 하고 돌아왔다.
금호리조트전경
하루 종일 출발할 때 빼고 비는 잘 피해 다녔다. 걷는다는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지친다. 허기진다.
멀리는 못나가고 리조트 부근 식당으로 가서 허기진 배를 채우기로 했다.
큰엉식당
나름 맛집이라고 인터넷 검색에 나와서 들어가 제주 흑돼지 오겹살 3인분을 주문하고 한라산 소주 한 병을 시켰다.
두툼한 제주 흑돼지 오겹살의 맛은 어떨까?.
육지에서 먹는 맛하고 다른 느낌의 맛이 입안에 감돌았다. 더 쫄깃하다고 해야 하나? 식감이 달랐다. 맛있었다.